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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IV · 생활변화관측소 정유라 연구원

이달의 관측 Point

10월, 단풍놀이와 패션위크, 마라톤 등 굵직한 브랜드 이벤트가 알록달록 펼쳐지는 가을이다. 그러나 이 달의 브랜드 이슈는 우리 일상과 습관에서 가장 가까운 두 기업의 대형사고로 인해 다른 색으로 물들었다. 일상과 습관을 돌아보게 된 소비자는 익숙한 브랜드와 좋은 브랜드를 다시 따져본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급상승 브랜드를 같이 읽어 보자.

집단 지성으로 발굴하는 브랜드의 ‘쓸모 있음’과 ‘의식 있음’
[2022년 10월 브랜드 시청률]
Source : Sometrend, Blog, Community, Twitter, Instagram, 2022.09.26 ~ 2022.10.23
출처 :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 “10월 급상승 브랜드”

이 시대의 진정한 ‘영업왕’은 소비자다. 소비자는 그들의 언어로 제품의 장점을 발굴하고 전파한다. 전파된 장점은 ‘집단 지성’의 힘으로 검증과 공감을 득해 더 빠르게 공유된다. 공감을 얻는 각은 두 가지. 쓸모 있음과 의식 있음이다.

10월, <쓸모 있음>으로 영업왕의 간택을 받은 브랜드는 오덴세와 해피바스다. “오덴세 텀블러 710임 풀무원 돌얼음 넣으면 다음날까지 얼음 있음 뒤집어도 물 안 샘<<< ㄹㅇ 좋음” “해피바스 퍼퓸 바디워시 나왔는데 대놓고 조말론 향이라 넘후 궁금함ㅇㅅㅇ.. 써본 사람”

10월, <의식 있음>으로 전파된 브랜드는 닥터지와 미원이다. “국내에서는 어지간한 로드샵에도 다 있는 닥터지 초록색 선크림도 리프 세이프라 산호에 무해한 선크림이니까 힘들게 직구하지말좌...” “미원이 대중의 MSG 공포증을 동물복지 강조로 이겨버린 게 난 너무 재밌었음”

이제, 지출을 자극하는 것은 소비자의 지성이다. 지성이 모이면 집단 지출로 이어진다. 인센티브도 받지 않는 소비자 영업사원은 모두가 더 나은 소비를 하길 바라는 마음을 동력 삼아 활동한다. 우리 브랜드가 영업왕에게 선택되기 위해선 우리의 ‘쓸모’와 시대와 함께 가는 ‘의식’을 고민해 봐야 한다.

유매와 불매
[2022년 10월 브랜드 시청률]
Source : Sometrend, Blog, Community, Twitter, Instagram, 2022.09.26 ~ 2022.10.23
출처 :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 “10월 급상승 브랜드”

불매운동의 판도와 온도가 바뀌었다. 무작정 ‘불매’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 ‘대체’를 주장하며 ‘유매’운동과 함께 간다. SPC 평택공장 사고로 인한 불매운동과 함께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은 뜻밖의 유매운동이다. 샌드위치의 대체재로 이삭토스트를 언급하며 적극적 유매활동을 펼치고, 호빵 사업을 하지 않는 매일유업에게 호빵 사업을 권유하며 ‘유매 약속’을 제안한다.

“파바, 베라, 던킨, 삼립, 샤니, 파리크라상 -> 뚜레쥬르, 마트, 나뚜루, 동네 빵집 빚은 -> 동네 떡집, 마트 쉑쉑버거, 에그슬럿 -> 이삭토스트, 서브웨이, 맥도날드 파스쿠치 ->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스타벅스 등등 프차 카페 대체재 많으니까 불매합시다 제발🙏 #spc불매”

“매일유업 존나 실망입니다 한국 호빵의 선택지가 spc와 롯데만 남은 시점에서 불매를 선언한 국민들이 제철생선으로만 겨울을 나게 생겼는데 이 틈새를 공략하지 않으신다니요 // 매일유업은 호빵장사를 시작해라 크림빵장사도 시작해라 붕어빵도 구워라”

불매운동의 억울한 피해자가 되는 일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막는다. 삼립어묵, 뚜레쥬르가 SPC 제품이 아님임을 공유한다. 소비자는 브랜드의 윤리성을 끊임없이 재고할 것이다. 요가복의 에르메스로 ‘팬덤 브랜드’의 예시가 된 룰루레몬 창업자의 아시안 혐오 발언, 마켓컬리의 노동법 위반 사례 등을 끊임없이 이슈화 시키며 더 나은 브랜드로의 대체할 것을 권유하고 더 나아가 유매운동까지 펼칠 것이다. 이제 국회와 광화문 앞의 시위만큼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브랜드 시위운동들을 살펴봐야 한다.

팝업과 협업, 입체성과 구체성의 힘
[2022년 10월 브랜드 시청률]
Source : Sometrend, Blog, Community, Twitter, Instagram, 2022.09.26 ~ 2022.10.23
출처 :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 “10월 급상승 브랜드”

팝업과 협업의 시대다. 팝업과 협업은 온라인 밖에서 물성으로 소비자와 접촉하는 접점이고, 이슈를 만드는 트렌드다. 의무처럼 모든 브랜드들이 때마다 진행하는 팝업과 협업 중 급상승의 물결을 타는 브랜드에는 공통점이 있다. 팝업의 화제성은 입체성으로, 협업의 화제성은 구체성으로 바이럴 된다.

팝업스토어는 얼마나 입체적으로 오감을 자극하고, 이색적인 환경을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다. 브랜드 탬버린즈의 첫 향수 컬렉션 팝업스토어는 하나의 주제로 후각, 시각, 청각을 자극했다. 압도적 규모의 예술작품으로 시각을 자극하고, 음악과 향기로 오감을 만족시켜 ‘입체적 팝업스토어’의 모든 조건을 갖췄다. 연간 행사인 행복작당 2022에서 가장 각광받은 b&o의 팝업스토어도 오감을 만족시켰다. 고즈넉한 한옥에 울려 퍼지는 서라운드 사운드가 가진 입체적 경험이 행복작당에 참여한 수많은 브랜드 중 ‘b&o’를 가장 화제의 브랜드로 만들었다.

매달 새로운 컬래버레이션 굿즈가 나오지만, 가장 화제가 된 브랜드는 메종키츠네x라네즈, 삼다수x갤럭시버즈, 포켓몬x도미노 였다. 삼다수의 뚜껑, 메종키츠네의 디테일한 자수, 도미노피자의 몬스터볼 구현력처럼 협업하는 대상의 디테일한 특성을 어디까지 반영할 수 있느냐가 소비자의 ‘바이럴 포인트’다. 이 구체적 표현력이 수많은 협업 제품을 제치고 ‘급상승 브랜드’가 된 힘이다.

글로벌 패션 위크 #MOM, 패션 국가 대표를 대하는 브랜드의 자세
[2022년 10월 브랜드 시청률]
Source : Sometrend, Blog, Community, Twitter, Instagram, 2022.09.26 ~ 2022.10.23
출처 :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 “10월 급상승 브랜드”

MOM, MAN OF THE MATCH는 스포츠 경기가 끝난 후 그 경기에서 가장 활약한 최고의 선수를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EPL의 손흥민 선수가 MOM에 선정되면 토트넘 팬이 아니더라도 뿌듯해지는 것은 애국심 때문이다. 이제 국가대표는 스포츠 선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K-셀럽이 글로벌 패션위크의 패션쇼 1열에 않지 못하는 브랜드는 없다. 글로벌 패션위크에서 선전하고 있는 K-셀럽은 ‘패션 국가대표’를 넘어 화제성과 영향력 면에서도 당당히 파리 패션위크의 MOM까지 차지한다.

이번 패션위크의 화제성은 미우미우가 가져갔다. 소녀시대 윤아님과, 아이브 장원영님이 미우미우의 앰배서더로 참석했고, 브랜드와의 궁합, 화제성, 영향력 모든 면에서 이슈를 장악했다. 패션쇼에서 입은 착장, 어떤 해외 셀럽과 함께 사진을 찍었는지, 미우미우 디자이너와 인증샷을 찍었는지, 어떤 해외 매체에 어떤 제목으로 보도되었는지, 심지어 애프터파티 참석 여부와 그들이 받은 선물까지 분석하며 K-셀럽의 높아진 위상과 영향력에 공감과 자부심을 느낀다. 소비자들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K-셀럽을 대하는 태도에 반응한다. 브랜드가 단순히 그와 어울리는 앰배서더를 선택하는 것 이상으로 그들을 대하는 존중과 태도까지 중요해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소비자의 지성이 높아졌다. 이는 각종 미디어가 ‘스마트 컨슈머’라 칭하며 좋은 제품을 최저가로 구매하려는 소비 지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지능이 아닌 지성이다. 지성은 합리적 비판의식과, 도덕적 사고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지성을 겸비한 소비자는 브랜드의 도덕성, 위기대응력, 디테일, 일관성, 그리고 브랜드에 담긴 인격과 진심을 읽는다. 심지어 브랜드 앰배서더를 대하는 태도까지도 중요해진다. ‘좋은 제품을 싸게’ 파는 브랜드가 아니라, ‘좋은 마음으로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그 마음에 반응하고 응원하며, 부도덕하거나 부주의한 태도에는 격하게 비판하고 비난한다. 응원은 더 뜨거워지고, 비난의 방식은 더 똑똑해져서 브랜드에 대한 온도차는 더 심해진다. 지성인으로서의 소비자의 응원을 받고 싶은가? 그렇다면 우리 브랜드는 브랜드의 개성만큼 인격까지 신경 써야 한다.

VAIV · 생활변화관측소 정유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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