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讀하는 여자

지난 주, ‘초등학생 5학년 아이가 폐지 수거하는 할머니를 보고 “거지”, “냄새나” 라는 발언을 하자, 딸의 아빠가 아이를 체벌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자녀의 훈육 문제를 다룬 기사이지만 폐지 수거하는 할머니를 보는 시각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다.

폐지 줍는 할머니에 막말한 딸 체벌한 남편…“이해 안가요” | 세계일보 (segye.com)

‘폐지줍다’와 관련된 연관어를 검색해 보면 다음과 같다.

분석 단어: ‘폐지줍다’ 연관어 분석
분석기간: 21/7/1~22/6/30
출처: 바이브컴퍼니 썸트렌드

‘노인’, ‘어르신’ ‘골목’, ‘동네’ 등 폐지 줍는 일과 관련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연관어도 있지만 ‘식빵, ‘햄’이라는 연관어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독일에서는 폐병을 20개만 주워도 식빵, 햄을 구입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폐지 줍는 열악한 환경과는 다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시사기획 창’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폐지 줍는 일을 하시는 분들에게 GPS를 달아 이들의 동선과 이동 거리, 일하는 시간 등을 통해 그들의 노동의 가치를 분석한 프로그램이 연관어로 검색되었다.

또 다른 연관어로는 ‘건물주’가 있는데 이와 관련된 내용은 건물주 할아버지가 폐지 줍는 일에 하게 되면서 원래 이 동네에서 폐지 줍는 일을 하시던 할머니가 다른 곳으로 가서 폐지 줍는 일을 하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언급은 계속 리트윗 되면서 ‘폐지줍다’의 긍∙부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래의 분석을 보면 ‘충격적’이라는 단어가 중립의 성향을 띠고 있지만 건물주 할아버지의 횡포가 ‘충격적’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분석 단어: ‘폐지줍다’ 긍∙부정 분석
분석기간: 21/7/1~22/6/30
출처: 바이브컴퍼니 썸트렌드

충격적이라는 중립 단어를 제외하면 ‘폐지줍다’는 와 관련해서는 부정의 단어가 더 많았다. 건물주 할아버지의 횡포에 관한 리트윗을 제거한 후 ‘폐지줍다’의 긍∙부정을 살펴봐도 아래와 같이 여전히 부정의 단어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분석 단어: 페이스북 리트윗 제거 후 ‘폐지줍다’ 긍∙부정 분석
분석기간: 21/7/1~22/6/30
출처: 바이브컴퍼니 썸트렌드

폐지 줍는 일은 누가 봐도 고되고 힘든 일이다. 폐지 줍는 노인의 모습은 가난의 표상으로 쓰이기도하고, 젊은 세대가 반면교사로 삼고 있는 실패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때로는 연민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들은 어쩌다 폐지 줍는 일을 하게 되었을까?

소준철의 <가난의 문법>은 북아현동에 사는 1945년 생 ‘윤영자’씨의 생애와 하루 일과를 통해 폐지 줍는 노인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3남 3녀의 자녀를 둔 윤영자 씨는 주어진 삶에서 최선을 다해 살았다. 남편이 하던 일이 잘 안 돼서, 자녀들 뒷바라지 하다 보니, IMF를 겪으면서, 매 순간 선택을 해야 했고, 어쩔 수 없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렇게 살아온 삶은 폐지 줍는 삶으로 이어졌다. 그녀는 열심히 살았다. 젊어서는 자식들을 잘 키워보겠다고 열심히 살았고, 늙어서는 제 한 몸 스스로 건사해 보겠다며 말이다.

출처 : 푸른숲 출판사 (prunsoop.co.kr)

우리는 가난한 사람, 가난한 노인에 대한 이야기를 신문이나 뉴스 기사의 통계 수치나 폭염과 강추위에서 생계를 이어나가는 사진을 통해 접하는 경우가 많다. <가난의 문법>을 통해 들여다 본 모습은 그들도 경쟁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보다 먼저 폐지를 주워야 하기 때문에 일찍 거리로 나와야 했고 늦게 집에 들어가야 했다. Kg당 10원을 더 계산해 주는 고물상으로 가기 위해 100kg의 리어카를 4km끌고 가야 하는 것이 그들의 삶이다. 시간보다 10원이 소중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갖게 되는 연민과 동정, 기부의 행위는 그들의 가난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노인들이 더 이상 폐지를 줍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데다 노인빈곤율이 40%에 달해 OECD국가 중 1위다. 정부는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노인의 생계를 돕고 있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관한 긍∙부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긍정의 단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분석 단어: ‘노인일자리사업’ 긍∙부정 분석
분석기간: 21/7/1~22/6/30
출처: 바이브컴퍼니 썸트렌드

노인 일자리 지원은 정부 차원이 아닌 민간 차원에서도 이루어 지고 있다. 폐지 줍는 노인들에게 안정적이고 안전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아립앤위립’과 같은 사회적 기업이 대표적이다.

출처 : 아립앤위립 (aripwerip.com)

‘아립앤위립’은 폐지 줍는 노인들의 그림이나 연륜을 담은 문구를 굿즈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그림에 대한 저작권료로 생계에 도움을 주고 포장과 발송까지 노인들이 직접 참여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분석 단어: ‘아립앤위립’ 긍∙부정 분석
분석기간: 21/7/1~22/6/30
출처: 바이브컴퍼니 썸트렌드

노인이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일이 여전히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겨지겠지만 지금 외면한 그 일이 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노인이 되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고 가난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가난해지고 싶어 가난해지는 노인은 없다. 오늘날 노인이 생계를 유지해 가는 수단이 미래의 내가 생계를 유지해 나가는 수단이 될 수도 있음을 염두 해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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